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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권하는 타로마스터

라틴어 수업-한동일, 즐겁게 공부하는 방법을 배우다

by 힐링 타로마스터 2018.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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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전공자이지만, 영어가 좋으면서도 영어가 여전히 어렵습니다. 영어 자존감(?)이 급격하게 떨어진 계기는 힘겨웠던 호주 유학생활이었습니다. 유학길에 오르기 전에, (그땐 영어에 엄청난 근자감이 강해서) 영어 자체는 이미 준비되어있다 믿고 어떠한 대책도 없이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호주에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이미 난관이라는 걸 감지했습니다. 호주 현지인들이 던지는 영어는 내가 공부했던 영어와는 차원이 달랐거든요.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내가 한국에서 배운 영어와 영어권 환경에서 부딪힌 영어의 괴리감이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혼란스러웠고, 뭐가 뭐지 몰랐습니다. 문화충격을 심하게 받았던 겁니다. 한국에서 배운 미국식 영어로 발음하면 호주사람들은 바로 비난을 쏟아 붙습니다. 인상을 찡그리며 "양키 언어 쓰지말라"고 화를 내더라구요.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언어의 장벽이 이토록 높은 것인지, 온몸으로 체감했던 유학생활은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맘먹고 아침에 일어나서 못 알아듣는 뉴스를 틀고 무조건 듣고 따라만 했습니다. 3개월 가량 반복했을거예요. 어느순간 그냥 언어로 받아들이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영어를 한국어로 애써 번역하지 않아도, 그냥 그 자체의 언어로 이해한달까요? (물론, 지금은 감을 많이 잃었지만) 호주 영어식대로 생각하고 알아듣는 내가 그땐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한국 영어교육에 대한 배신감이 치솟았습니다. 몇 년을 영어공부하는데 투자했는데, 습득하는 방법 자체가 달랐다는 걸 알았던거죠. 영어를 언어가 아닌 학문의 한 분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영어자체가 어려웠던 거예요. 한숨만 나왔습니다. 한동일의 라틴어 수업에서처럼, 외국어를 습득하는 동기부여를 얻어 영어를 습득했다면 어땠을까요?



■ 라틴어 수업 내용 

 

한동일의 라틴어 수업은 서강대학에서 진행된 라틴어 수업내용을 담은 책입니다. 라틴어 수업이라고 해서, 단순히 라틴어의 문법을 기초로 하여 언어를 공부하는 방식만 담겨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예요. 라틴어의 기본 개념 및 문법의 구성을 시작으로, 라틴어의 시대적 배경, 역사, 문화, 철학 등을 설명합니다. 그리고 언어 공부란 어떤 것이며 어디에 중점을 두고 공부하는지를 포괄적인 관점에서 언급하고, 어떻게 자기성찰을 하고 자신을 받아들이는지를 알려주며 자신을 인정하고 삶과 마주하는 태도를 알려줍니다. 라틴어 뿐만 아니라, 삶의 지혜도 배울 수 있습니다.

 

■ 느낀점 


언어라는 것은 시대적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 변화합니다. 그래서 단순 암기를 통해서 익혀지지 않는다는 걸, 영어를 공부하고 번역을 공부하면서 절실히 느끼고 있는 바입니다. 영어도 파고들면 너무나 어려운데, 고어에 해당하는 라틴어는 오죽할까요? 저자의 말에 의하면 라틴어는 진짜 어렵다고 합니다. 문법에 들어가면 절대 단순한 구조가 아니래요. 그러면서, 유치한 동기로 라틴어를 배워도 좋다고 합니다. 그만큼 부담없이 시작해도 좋다는 의미인 것 같아요. 가장 흥미로운 것은 영어 한 단어가 어떤 라틴어에서 파생되었는지를 설명해주고, 시대적 배경과 역사도 알려줍니다. 참 흥미롭더라구요. 이야기 흐름을 알고 언어습득하니 기억에 잘 남고 응용도 가능할 것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처럼, 어려운 라틴어 수업을 새 친구와 서슴없이 가까워지는 것처럼, 흥미와 관심도가 점차적으로 생기더라구요. 잘 안돌아가는 머릴, 가볍게 스트레칭하 듯 풀어주고 자연스럽게 본론에 들어가는 느낌이랄까요? 참 흥미롭더라구요. 무엇보다 라틴어를 비롯한 자기성찰에 있어서 스스로 생각할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시해줍니다. 저자와 같은 다양한 시야와 혜안을 가진 교육자를 만나서 외국어 공부방법을 새롭게 터득하는 기분이 듭니다. 영어를 기본부터 다시 공부하고 싶고, 영어단어의 어원을 하나씩 파고 들고 싶은 욕심도 샘솟고, 더불어 라틴어도 배워보고 싶은 도전정신(?)도 생겨납니다. 우리가 흔이 해오던,  결과와 성과 중심이자 스펙을 쌓기 위한 공부가 아닌 자신의 내적 성장과 자신만이 만족할 수 있는 성취를 위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저자가 말해주니 "공부"는 절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아주 즐거운 것이라, 즐겁고 재미있게 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은 기분입니다. 자고로 공부는 즐거워야 합니다.그래야 잘해낼 수 있습니다. 초중고등대학 교육을 받으면서, 진도를 못 따라가서 난 머리가 정말로 나쁜 사람인 줄 알고 자랐습니다. 반면, 분명 말도 안되고 납득이 안되는 부분이 있었지만 따질만한 지적 수준은 안되서 마음 속에 불만만 가득가득 했죠. 그래서 학교 다닐 때 공부 안했습니다. 이후에 성인이 되엇 공부의 필요성과 참맛을 알아서 여러가지 공부를 시도하고 있는데, 이 시점에 라틴어 수업을 만난 것이 천만 다행이라 생각해요. 공부를 하고자 하는 동기는 뚜렷합니다. 어떻게 공부할지 몰라서 지금껏 방황도 많이 했지만,  소소한 동기로 공부를 시작해서, 영어 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어도 습득하고 그 속에서 삶에 대한 철학도 공부하며 넓고 깊은 지혜와 혜안을 가지고 싶어집니다. 

 

■ 좋은글귀


p. 23 라틴 문학이나 라틴어와 연관된 학문을 한다면 라틴어의 문법을 철저히 공부해야 하지만 교양수전으로 배우는 학생들까지 그렇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제 수업의 궁극적인 목표도 라틴어 실력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라틴어에 대한 흥미를 심어주고 라틴어를 통해 사고체계의 틀을 만들어주는 데 있었습니다. 

 

p. 25 뭔가를 배우기 시작하는 데는 그리 거창한 이유가 필요 없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있어 보이려고, 젠체하려고 시작하면 좀 어떻습니까? 수많은 위대한 일의 최초 동기는 작은 데서 시작합니다.

 

P. 27-28 사실 언어 공부를 비롯해서 대학에서 학문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양적으로 늘리는 것이 아니라 "틀을 만드는 작업"입니다. 학문을 하는 틀이자 인간과 세상을 보는 틀을 세우는 것이죠. 쉽게 말하며, 향후 자신에게 필요한 지식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 알고, 그것을 빼서 쓸 수 있도록 지식을 분류해 꽂을 책장을 만드는 것입니다.


p. 45 언어는 사고의 틀입니다.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 수평성을 가지고 있는 라틴어가 로마인들의 사고와 태도의 근간이 되었을 겁니다.


p. 55 "언어는 공부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은 앞서 이야기한 대로 언어의 습득적, 역사적 성질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욱 주의 깊게 봐야 하는 이유는 언어의 목적 때문입니다. 언어는 그 자체의 학습이 목적이기보다는 하나의 도구로서의 목적이 강합니다.


p. 63 물론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입니다. 쉽게 알수도 없지만 섣부르게 "이것은 내 장점이다, 단점이다"라고 규정해서도 안 될 일입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하고, 또 환경에 대한 태도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합니다.


p. 117 (중략) 저는 학생들에게 공부는 쉽고 어렵고의 문제가 아니라 매듭을 짓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해줍니다. 어떤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그것을 내가 할 수 있는지 신중하게 판단하고, 그것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으면 끝까지 가보는 연습을 해보라고요. 공부는 시작도 중요하지만 잘 마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p. 215 사람마다 자기 삶을 흔드는 모멘텀이 있을 수 있습니다. 나를 변화시키고 성장시키는 힘은 다양한 데서 오는데 한 권의 책일수도 있고, 어떤 사람일 수도 있고, 한 장의 그림일 수도 있고, 한 곡의 음악일 수도 있습니다. (중략)그 책을 보았기 때문에, 그 사람을 알았기 때문에, 그 그림을 알았기 때문에, 그음악을 들었기 때문에, 그 장소를 만났기 때문에, 새로운 것에 눈뜨게 되고 한 시기를 지나 새로운 삶으로 도약하게 되는 것이죠.


p .218 그런데 한 가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희망을 말하기에 전제되는 것이 있다는 겁니다. 바로 '삶'입니다. 살아 있는 사람만이 오직 희망을 말할 수 있습니다. 살아 있어야 다른 것을 꿈꿀 수도 있고, 크고 작은 것들은 희망할 수 있습니다. 훗날 성공해서 부자가 되는 것이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든 혹은 자유롭게 세계 일주를 하는 것이든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모든 건 살아 있어야 가능하다는 겁니다.






본 포스팅은 직접 소장하고 있는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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