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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감정을 읽는 시간-변지영, 감정설계자가 되는 시간

힐링 타로마스터 2019. 7. 1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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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부터 나는 나를 관찰하고 나의 시선밖 세상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무엇이 좋고 싫은지 명확했지만 표현법을 잘 몰라서 얼버부리는 일이 참 많았죠. 슬플 땐 슬프다고 표현해야하고, 싫으면 싫다고 표현해야하는데, 대략적으로 내 감정을 알지만 표현할 길을 잘 몰랐어요. 그러다보니, 사춘기를 거쳐 성인이되어 부정적인 감정과 마주할 때면 나는 어찌해야할지 몰랐습니다. 그저, 본능적으로 쎈척 강한척하는데 에너지를 마구 쏟아부었습니다. 30대가 넘어서 사춘기가 뒤늦게 찾아와서 나에게 휘몰이치는 모든 감정에 휘둘리면서 나의 감정과 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나의 존재감도 서서히 알게 되었는데, 변지영 작가의 내 마음을 읽는 시간 다음로 출간된 내 감정을 읽는 시간을 통해서 지난시간 내가 마주했던 나의 모든 감정들을 정리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내 감정을 읽는 시간 내용 및 구성


작가 변지영은 심리상담을 통해서 실존과 심리에 관한 주제로 책을 써왔습니다. 이전에 출간된 내 마음을 읽는 시간을 통해서 심리를 객관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었는데, 이번엔 감정을 주제로 글을 담았습니다.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이 책은 "감정에 대한 구체적 알아차림이 감정 경험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정서에 관한 가장 포괄적인 설명을 담고 있는 정서구성론(또는 구성된 감정 이론)에 근거하고 있다p.257"고 언급합니다. 즉, 감정을 구체적이고 맥락적으로 이해하고 해독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어요. 1) 알수 없는 감정들 2) '나' 자신이 드리운 그림자 3) '관계'가 남긴 흔적 4)우리를 '변화'시키는 순간, 총 4부로 구성되어 각 부별로 개인별 에피소드 및 영화와 문학 작품 등을 언급하면서, 그릇된 감정과 그 감정의 원인 그리고 해결책 등을 제시합니다. 



■ 느낀 점 


나는 스스로 결핍이 참 많은 사람이라고 인식하며 자라왔습니다. 그러다보니 나의 결핍을 가리는데 모든 에너지를 활용했고, 내 속에서 쓰물쓰물 올라오는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을 들여다볼 여유가 전혀 없었어요.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그 자체가 열등함과 결핍의 상징이라 여겼습니다. 그러니까 슬퍼하고 괴로워하고 힘들어하면 지는 것이라 여겼지요. 무엇보다 부정적인 감정 표현은 억눌러야 한다고 교육받아왔던 세대라, 무조건 기쁘고 즐겁고 행복한 척 해야 사랑받고 인정받는 것이라 생각했고요. 그래서 밝지도 않는 성격, 밝게 빛나는 척하며 오버도 참 많이했습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 한 것은, 웃어야 행복해진다더니, 전혀 그렇지 않고, 삐에로가 된 기분이었어요. 웃으면 복이 온다더니, 복은 무슨, 회의감과 공허함이 밀려와서 미치는 줄 알았어요.


그렇게 이해받지 못한 부정적인 감정들을 복리처럼 쌓여서 나를 주저앉게 만들었어요. 부정적인 감정에 치여 쓰러지 나 자신을 얼마나 미워했는지 모릅니다. "이것 밖에 안되냐, 이것 밖에 안되면 왜 사냐?"냐며 나를 심하게 몰아붙였습니다. 부정적인 감정들을 물리치려 할수록 나는 올가미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옥죄이는 듯 했습니다. 덤으로 긴장과 불안도 콤보로 동반하더군요. 해소하려고 해소되지 않는 부정적인 감정에 한없이 시달리다가 힘이 빠져서 넋 놓고 있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그냥 가만히 아무것도 하지 않은채 땅바닥에 누워서 해가뜨고 해가 지는 하루하루를 보낸 적이 있었어요. 심지어 정말로 삶을 마감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어느 날 마음 저 깊은 곳에서 "나 좀 봐, 나를 보라고"라는 울림이 울렸습니다. "나는 우울해, 절망적이야. 너무 힘들었고 괴로웠어.."라는 감정이 올라오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울음에 저항할 힘이 없어서 울음을 허용했더니, 속이 시원해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이후 비로소 내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나는 살아있구나"라고 말하면서 내 손과 발을 보고 내 얼굴을 쓰다듬었죠. 그때서야 알았습니다. 허용되는 감정과 허용되지 않는 감정으로 구분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요. 우리가 느끼는 감정도 빛과 그림자처럼 양면성이 있고, 양면적인 감정들을 이해해야만 비로소 나의 존재를 인지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감정이해 에 관한 나의 예찬을 어떻게 표현할 길이 없었는데, 변지영의 내 감정을 읽는 시간에선, 다양한 개인적인 사례들과, (서평 혹은 감상평을 읽는 듯한 느낌은 들지만) 영화와 문학 작품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스토리텔링으로 전하듯, 맥락적으로 감정을 이해하는테 도움을 줍니다. 책 표지에서 언급된 "나를 휘두르고 가로막는 여덟 감정의 재구성"이라는 표현이 딱 정확한 것 같아요.


슬픔, 아픔, 괴로움, 고통, 상실감, 우울감, 불안, 걱정, 염려 등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인 사람들의 모습이 표면적으론 참 이상한 사람들이라 여겨질지 몰라도, 감정의 맥락을 이해하면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이 보입니다. 마찬가지로 나의 진짜 모습도 보이고요. 우리 스스로가 우리가 느끼는 모든 감정과 친해지면, 저자가 언급한대로 우리는 #감정_설계자 가 될 수 있습니다. 감정 설계자가 되면 비로소 나를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힘이 생깁니다. 지금까지도 여전히 나는 #마음챙김 을 통해서 마음공부에 집중하고 있는데, 여기에 감정공부까지 추가해봅니다. 마음과 감정을 이해하는 힘이 꼭 있어야, 진짜 나로서 살아가는 힘이 생기더라고요.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내 속에서 솟아나는 부정적인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서, 혹은 허용할 수 없어서 정신적, 심적 고통에 시달리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책 속 글귀


p. 13 부정적인 감정을 '극복'하기보다는 이해하려는 마음을 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감정의 내용에 집착하며 좋은 것으로 바꾸려 하기보다는 '맥락'을 들여다보려는 시도가 주의를 유연하게 확장해 효과적인 선택을 하게 해 줄 수 있지요.


p. 29 슬픔은 무언가를 잃었을 때,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실망하거나 절망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감정입니다. 그런데 어떤 이들에게는 슬픔을 느끼는 것이 어색하거나 어렵기도 합니다. 슬퍼한다는 것이 나약함을 드러내는 징표라고 여겨 아무렇지 않은 척하거나 일부러 더 부산하게 행동하면서 잊어버리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p. 30 드러나는 모양과 방식이 어떠하든 상실과 슬픔, 상처와 고통의 경험이야 말로 바로 '내가 존재함'을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증거입니다.


p. 41 '예의바르고 세련되며 조화롭게 순응하는 삶'이 때론 매우 거짓에 가까울지 모른다고 외치는 듯 합니다. 투박하고 어리석게 보이더라도 그게 진실로 가는 느린 걸음일 수 있습니다. 슬픔이란 자기 자신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 귀 기울이는 사람이 알아차릴 수 있는 감정이 아닐까 합니다.


p. 65 삶의 뒷면에 죽음이 있고, 죽음이 있기에 삶이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면 어떤 감정이 느껴질까요? 아마 '그리움'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입니다. 지나가는 것,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연민, 돌이킬 수 없는 것에 대한 애틋한 마음 말아지요. 한 때 찬란하게 빛났던 순간들, 소중하고 고마운 사람들, 추억이 새겨진 장소들. 그리운 마음, 소중한 기억들은 나에게만 남는 것일까요? 아니면 어디엔가 남게 되는 걸까요?


p. 75 타인에 대한 신뢰가 그 사람이 하는 행동을 보면서 시간과 함께 쌓여가는 것이듯, 자신감도 자신이 해온 행동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자신에 대해 좋은 느낌을 갖고 자신을 사랑하려고 애쓸 게 아니라, 지금 주어진 삶에 전념해 잘살아가는 것이 먼저일 것입니다.


p. 89 "미안해"는 타인에게 용서를 구하는 시도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먼저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작업입니다. 진심 어린 사과는 스스로 죄책감이라는 감옥의 문을 열고 나오는 용기있는 행동입니다.


p. 99-100(중략) '내가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마음도 사실은 나의 존재감, 나의 유능함, 나의 역할을 확인받고 싶어하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알아차린다면 덜 매일 수 있습니다.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어도 부정적인 영향력을 줄일 수는 있지요.


p. 127 누군가가 내게 칭찬을 하면 안심하다가,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말을 들으면 휘청거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상대가 제때 '고맙다''미안하다'해주지 않으면 금세 섭섭해하거나 마음이 어두워지는 이들도 있지요. 타인의 말에 쉽게 무너지고 영향을 받거나, 타인에게 인정받고 칭찬받아야 자신을 그나마 괜찮다고 여기는 것은 자신을 부적절하게 여기는 마음인 수치심에서 비롯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p. 134-135 자제력이 약하고 절제가 잘 안되고 충동적이며, 나쁜 습관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면 한번쯤 자신의 수치심이라는 뿌리, 살아온 역사를 살펴보기를 권합니다. 무엇을 견디지 못해 그런 행동으로 도망치는지, 그런 보상패턴을 오랫동안 반복하면서 뇌가 어떻게 망가졌는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p. 151 누군가가 내 기대와 사랑, 믿음과 의리를 저버린 행동을 해서 받게 되는 상처는 오래 남지요. 이후 다른 사람과 맺는 관계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p. 157 사람을 너무 쉽게 믿어서 배신당하는 일이 많다고 토로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건 아마 나 자신이 타인에게 갖는 욕구와 바람 같은 것을 알지 못한 채 자신의 기대에 어긋나는 타안의 행동만 비난하면서 일어나는 오해일지도 모릅니다. '저 사람이 아마 이것을 원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며 도와주고 베풀었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내 암묵적 욕구에 응해주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입니다.


p. 158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 하더라도 타인이 내게 무엇을 하도록 강요할 수 없습니다. 내 마음과 내 행동만 내 소관입니다. 그러니 애초에 내가 어떤 기대가 있어서 상대에게 잘해주고 있다면, 그 마음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혼자 잘해주고 있다면, 그 마음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혼자 잘해주고 자주 배신당한다고 느낀다면, 상대에게 무언가를 주려고 하기 전에 여러분이 원하는 것을 분명히 알아차리고 상대에게 말하는 것이 낫습니다.

p. 226-227 (중략) 언어의 한계는 사실상 인간의 한계입니다. 뇌의 한계이자 육신의 한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뇌의 예측기제 덕분에 우리 몸은 생존에 적합한 상태를 효율적으로 유지할 수 있지만, 동시에 예측기능으로 말미암아 두려움과 불안, 공포와 걱정을 안고 살아가지요. 인간의 이성, 즉 사고능력이 상황을 실제 일어난 것보다 더 부풀리고 왜곡해 불협화움을 빋어내는 일은 너무나 많습니다

p. 235 한계가 없는 가능성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한계를 명확히 알수록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누군가를 만나며서, 또는 어떤 일을 하면서 겪을 법한 어려움과 불편함, 리스크 등을 전혀 예상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그런 것들을 처음 맞딱뜨리자마자 그만두게 되겠지요. 두려움 없이 타인을, 세상을 만날 수는 없습니다. 서로의 한계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조율해가는 과정이 소통이겠지요.


p. 253 (중략) 행복이라는 단어를 접할 때면 나는 늘 쇼펜하우어의 말이 떠오릅니다. 스스로 만족스럽고 절제된 삶을 살았던 그는 "행복은 환상이지만 고통은 실재하는 것"이라고 했죠. 삶의 무게, 혼란, 온갖 고민과 어려움이 있더라도 틈틈이 빛나는 순간을 있는 법입니다.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직접 읽고 주관적인 관점으로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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