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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신미경, 내실을 다지는 심플라이프



환경적으로 너무나 결핍된 삶을 살아서 무조건 열심히 돈벌면 환경의 결핍이 보완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진짜 나 자신을 제껴두고 일중독에 빠져서 허우적대면서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꿈도 목표도 없이 그냥 돈만 벌겠다는 막연한 생각은 밑빠진 독에 물 붓기와도 같았습니다. 그 당시엔 꿈과 목표는 사치라는 생각에 꿈을 꾸고 목표를 세우려는 마음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지쳐갔고, 결국엔 열심히 하던 일도 모두 중단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날 위한 사랑과 믿음이 아닌 "언젠가" 나에게 올 막연한 희망에 기대를 걸며 치열하게 살았더니, 에너지가 바닥난 나자신은 잘못된 뭔가를 제대로 정비하기 위해 브레이크를 걸었습니다. 아무것도 못하고 멈춰선 나를 보고 좌절감을 느꼈고, 바닥을 쳤습니다. 다시 일어서기 까지 너무나 힘겨웠지만, 그 과정 속에서 나를 채워가는 방법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신미경의 신간 에세이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를 그 당시에 읽었다면 방황을 덜 했을 것이란 아쉬움도 더해지지만, 자리잡지 못한 나의 뿌리, 나의 내실을 다지기 쉬한 휴식이었다는 위안을 얻기도 했습니다.

 


■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 내용 ::


에세이의 저자 신미경도 패션과 생활에 관한 주제로 글을 쓰던 칼럼리스트이자 라이트스타일을 담는 에디터로 활동했습니다. 일중독과 쇼핑중독으로 허우적대는 반복적인 패턴의 삶을 이어가던 중, 건강의 이상신호를 느꼈다고 합니다. 이때부터 삶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게 되고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면서 여유있는 삶과 마주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에세이에는 그녀의 미니멀 라이프를 통해 진짜 자신과 신체적 정신적인 건강을 회복하며 내실을 다져가는데서 얻은 통찰과 혜안이 담겨져 있습니다. 게다가 독자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소소하면서 효율적인 저자만의 심플한 생활습관들도 담겨져 있습니다. 저자가 언급하는 생활습관들은 우리들이 흔히 접했던 방법들인데,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는 습관들이기도 해요. 그러나, 저자가 직접 실천하면서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물리적, 정신적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줍니다.

 

■ 느낀점 ::


포스팅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일중독에 빠져 있을 때 이 책을 미리 봤더라면 일을 줄이되 삶이 체계를 세우고 하루하루 살아가는데 몰입했었을 것이라는, 그런 몰입에 빠져들지 못한 아쉬움이 느껴집니다. 날 위한 것이 순전히 물질적인 조건인 "돈"이었고, 돈만 많으면 그저 행복할 것이라고 철떡같이 믿던 때가 있었습니다. 10년 전 직작생활할 때 한달 월급이 2백만원을 넘는, 아주 고연봉자였고 "돈만 많았으면"하는 바람도 충분이 채워졌는데도 절대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너무나 피폐했던 삶을 병행해야만 했습니다. 열정을 다해 최선의 노력만 하면 힘겹게 살아온 삶에 대한 보상은 저절로 따라오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 보상은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 아닌 스스로가 챙겨줘야 한다는 것을 모든 것을 내려놓고서야 알게 되었죠. 노력과 희생에 대한 보상은 스스로 시간을 조절하며 휴식도 취하고 맛난 음식을 먹으면서, 여유를 즐기는, 엄연히 따지면 각자의 몫이라는 겁니다. 허무하게 느껴지만 그게 사실이며, 이 사실을 꼭 받아들여야 해요. 그래서 저자도 나처럼 일중독과 쇼핑중독으로 몸과 마음이 상하면서 삶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끼곤, 바쁘게 돌아가던 패턴을 잠시 미루고 자신을 위해서 작은 실천을 이행합니다. 작은 실천을 통해 저자가 직접 느끼는 진정한 행복감에 저절로 공감이 갔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꼭 필요하지만)나를 내팽계치고 무조건 돈돈돈 노래 불렀던 삶이, 나에게 보상은 켜녕 허무함만 선물로 주더군요. 허탈함이 밀려와서 능력을 탓하게 되고 내가 살아가는 세상을 원망하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모든 것을 멈추고, 주변을 살피고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시간을 가지고 곰곰히 생각할때, 꿈이 생기고 목표가 생기더라구요. 이들을 성취할 수 있는 계획도 조금씩 세우게 되고요. 그러니, 막연했던 불안감이 사라지고, 나에게 주어진 현실을 있는 그대로보고 주어진대서 누리려는 마음가짐도 생겨났습니다. 이렇게 나는 보상을 받는다는 희열감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두고 내실을 다진다고 하죠? 이 책의 제목에서 "뿌리"는 나를 단단하게 지탱해 줄 중심 혹은 굳건한 태도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복잡하게 얽인 주변환경과 생각들을 정리하거나 비워낼 때 비로소 나의 뿌리를 튼튼하게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을까요? 지금 이끌리듯이 막연하게 일만하고 자신을 되돌아 볼 시간이 없다면, 잠시만 멈추고 나와 내 주변을 꼭 둘러보세요. 정리할 것들이 많다면 정리해서 삶의 패턴을 심플하게 만들고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에너지를 써보세요. 그러면 여유, 자유, 행복이라는 보상이 주어질꺼예요!

 

■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은 분들 :: 


꿈도 희망도 없이, 설상가상으로 목적도 없이 자신을 내던져 놓고 막연하게 일만 하는 분들이 이 책을 꼭 읽고 자신을 위한 작은 실천을 통해 진짜 자신을 찾고, 건강과 마음을 챙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소소한 실천을 통해 행복과 여유를 스스로 만끽할 필요성을 느끼거나, 만끽할 수 있다면 하늘만큼 땅만큼 더 좋고요. 즉, 예전의 나처럼 체계없이 살아가는 분들에게 꼭 추천드리고 싶어요.


■ 좋은글귀 ::  

 

p. 5-6 삶의 질을 올려주는 좋은 습관을 일상에 들이는 것은 시작하는 것보다 계속해나가는 것이 어렵다. 하기 싫은 날, 더 하기 싫은 날, 일이 바쁘거나 갑작스러운 약속 등 하지 않아도 될 변명이 꾸준히 생기곤 한다. (중략) 하지만 다이어트처럼 쉽게 몸이 따라주지 않는 습관만이 나의 일상을 지키는 전부는 아니다. 아침에 마시는 첫 공기, 조용한 산책, 넋을 놓고 있지만 어쩌면 명상의 시간. 그런 순간들을 누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하루를 잘 살아내는 힘이 되어 준다.

 

p. 6 내가 처음 루틴의 효과를 경험한 것은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했을 때이다. 일, 건강, 통장 잔액까지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었던 나를 바꾸고 싶었던 그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몰랐다. 궁리 끝에 쉬운 것부터 시작해보자 생각했다. 매일 서랍 하나, 화장품 파우치 하나 안 쓰는 것들을 정리해나가면서 홀가분한 기분과 소소한 성취감을 느낀 뒤로 비로소 블랙홀 같던 옷장에 손을 댈 수 있었다. 본 게임을 위한 예행연습이 필했던 것 뿐이었지 결국 나는 조금씩 생활을 변화시킬 수 있었다.

 

p. 37 언제나 책을 읽을 것. 편협한 시선으로 이제까지 알게 된 것이 전부인 것처럼 말하는 내 모습에 실망하지 않기를. 그래서 늘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세계를 받아들이고 시야를 넓힐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매일 무언가를 배운다.

p. 39 언제나 답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고, 그걸 발견하는 과정은 어렵다. 고민하지 않는 삶은 없다. 고민하는 그 자체가 어떤 일을, 그리고 삶을 다른 방식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그러니 오늘도 자신을 달래는 방법으로 누군가의 고민과 성찰이 담긴 문장 하나를 찾는다.

 

p. 110 일상이 문득 지루하다고 느끼는 것은 축복이다. 마음을 억누르는 큰 고민거리 없이 어제와 똑같은 일이 평온하게 반복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니까. 생각해보면 일, 인간관계, 먼 미래와 같은 늘 걱정거리를 만들며 사는게 습관이 된 것 같다.



p. 128-129 『느리게 산다는 의미』의 작가이자 철학자 피에르 상소는 행복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알 수 없으나 무엇이 그 행복에서 벗어나게 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우리의 기분을 불쾌하게 만들고, 자신에게 실망하는 일은 매우 큰 일이 아니라 아주 사소한 것에서 시작한다. 가끔 우리는 느림과 게으름을 헷갈리는데, 느리게 사는 것은 조바심을 내지 않고 천천히 살아가는 태도다. 게으름은 어떤 동기부여도 되지 않은 일에 '하기 싫다'는 마음의 저항력이 높은 상태. 게으름 때문에 결국 미루기가 시작되는데, 그게 바로 일상이 재앙으로 바뀌는 시작점 같다.

 

p. 167 인생에 비상구가 없다고 느낄 때, 지금 가진 게 전부라고 생각할 때 우리는 맹목적으로 되는 것 같다. 나는 그 절박함이 사람을 지치게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잘할 수있는 일을 계속해 나가면서 새로운 일에 조금씩 도전하는 방법으로 각각의 일에 조금씩 거리를 두는 법을 배웠고,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내게 언제든지 새로운 문이 열릴 것이라는 가능성을 믿으며, 그리고 머릿속의 생각이 아닌 실제로 그런 경험을 하면 확고한 자신감이 생긴다.

 

p. 208 산책의 시간은 결국 사색의 시간이다. 칸트의 철학이 나올 수 있는 배경에는 산책도 한몫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학문적 탐구 뒤에 자기 생각으로 정리하는 시간을 갖지 않았더라면 지식만 많은 사람이 되어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산책의 효과는 일단 몸에 부담이 없는 가벼운 걷기 운동이라는 점이다. 걷다 보면 혈액순환이 잘 되고 꽉 막혀 있던 생각도 유연해진다.

 

p. 220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부자를 목표로 하자 마음이 여유로워졌다. 넘쳐 흐르는 교양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 세상을 이해하는 폭이 깊어졌으면.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점도 질리지 않고 계속 내적인 부를 축적해나갈 수 있는 동력이 될 것 같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프랑스 중상층의 꽤 매료된 나는 피아노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p. 231 '어쩌다 시작한 이 일을 계속하고 있네?' 문득 깨달은 미래의 나에게 선물을 주려고 한 달에 십만 원씩 적금을 붓기 시작했다. 하다못해 그 일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준비물을 사는 돈이라도 마련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목적이 뚜렷하지 않은 돈을 지금부터 모은다. 일상의 작은 의식이 되기도 하고, 마지의 꿈을 향해 지원금이 쌓이는 기분이어서 어쩐지 응원받는 느낌이다.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
신미경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