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문학적인 감성을 느껴보고 싶어서 소설을 찾곤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문학적인 감성과 친해지고 싶어서 작은소설 인터내셔널의 밤을 선택했는데,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방황하고 말았습니다.
■ 인터내셔널의 밤
각자의 사연으로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향하는 한솔과 나미. 한솔은 일본에서 치르는 친구 영우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서 부산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가 일본으로 넘어갈 예정이고, 나미는 사이비 종교단체를 벗어나 도망을 치는 도망자의 입장입니다. 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떠오르는 단어는 "방황"입니다. 탐정소설을 좋아하는 한솔은 모든 상황을 자신을 취조하는 듯한 맥락으로 받아들입니다. 소설의 초반엔 남자인 줄 알았던 한솔이 여자라는 걸 뒤늦게 인지하면서 한솔의 정체성과 연관된 듯 짐작하게 됩니다. 반면, 나미가 언급하는 사이비종교 단체, 실제로 진짜 사이비 종교단체인지, 아니면 교리에 지나치게 치중되어 자신의 색깔을 표출하는 것이 힘겨운 환경이서, 한솔이 그 단체를 뛰처나온 것인진 확인할 길이 없으나, 나미는 목적도 계획도 없이 무조건 부산으로 향하는 것이 이 소설의 전반적인 줄거리입니다.
■ 느낀점
아직, 소설에 대한 문학적 조예나, 삶을 이해하는 생각의 깊이가 얕은지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나도 방황을 했습니다. 방황하는 컨셉이 이 소설의 목적이라면, 소설가는 거의 성공했다고 말하고 싶어요. 소설 속 주인공들처럼 방황하고 방황했으니까요. 다른 분들이 이 소설에 대한 서평을 쓴걸 확인하며 다시 소설을 읽기를 반복했지만, 여전히 공감하고 이해하기엔 역부족이라 사실을 인지하고, 방황하는 것으로 소설을 이해하는데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왜 소설 제목인 인터내셔널의 밤인지도 사실 이해되지 않아서, internationl이라는 영어단어의 의미를 찾아봤습니다.우리들이 흔히 알고 있는 "국제적인"이라는 뜻 외에도, "재류 외국인"이라는 뜻도 확인되었습니다. 소설 속 인물을 보면서 떠오른 단어가 "방황"이라고 언급했듯이, 이들을 자신의 삶의 방향성을 잃었고,어디에 소속될지 모랐고 어떻게 소속되어야할지 모르는, 그저 이방인과도 같은 존재로 보였습니다. 세상이 그들을 담을 수 없는 것인지, 그들이 세상에 담길 수 없는 것인지, 판가름 하긴 정말로 힘듭니다. 그 또한 그들의 판단이고 선택이란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사람은 그만큼 운명적 기로에 서서 늘 선택하고 판단해야하고, 거기서 나의 색깔과 색채를 어떻게 표출하고 세상과 사회 속에서 중립을 지켜야할지 등을 늘 고려해야 하는데, 그런 방황들을 소설 속에서 접했습니다. 그리고 뚜렷하게 무엇인지도 모르는, 불확실하게 방황하는 것이 결국 인생이고 운명이라면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요? 아니며 풀리지 않는 숙제처럼 늘 방황하면서 살아야 할까요?
■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개인적으로 이 소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점이 있어서, 어떤 분들에게 추천드려야 할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듧니다. 그러나, 문학적인 맥락으로 조예가 깊은 분들이 읽는다면 시적인 감성과 더불어 추리를 하면서 작품을 해석하는 재미로 읽을 순 있겠단 생각을 해봅니다.
■ 좋은글귀
p. 11 기차에 탄 그는 여행에 관한 글을 떠올랐고, 고속열차나 비행기는 여행에 적합하지 않다거나 지난 여행을 곱씹을 수 없다는 그런 의견을 이해할 수 있었다.(중략) 하지만 점점 빨라지는 것에 맞춰 사람들은 계속 옮겨질 것이다. 그게 중요한 것을 잃게 되는 것이라면 중요한 것을 잃은 사람인 채로 길 위에 지나가고 기차가 멈춘 곳에 도착할 것이다. (중략)그렇게 뭔가를 잃은 사람으로 길 위에 자신의 중요한 것들을 흩려버린 존재로 살게 될 것이다.
p. 15 책을 읽으면 시간이 지금과 상관없이 다른 속도로 흐르는 것이 좋았다. 책을 읽고 이야기를 하고 다른 시간 속에서 친구를 만났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때로 곤란한 상황을 견디게 해주었는데 그런 순간들을 위해 그에게 몇 가지 이야기가 있었다.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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