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때까지 큰 과제라고 한다면, 자신을 알고 마음을 아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남의 마음은 참 잘 보이는데, 가장 다루기 힘든 건 내 맘이니까요. 알다가도 모를 마음,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아프다는 건 귀에 딱지가 박히도록 들어온 말인데도, 마음을 다스리고 마음을 바로 잡는다는 건 정말로 풀리지 않는 문제처럼 느껴지는 건 누구나 공감할 겁니다. 개인적으로도 사람의 심리, 혹은 마음 자체에 관심이 많은터라, 이에 관한 책을 보면 마음에 관하여 어떤 관점을 이야기하는지 궁금해지더라구요. 오원교의 마음교정도 그런 책 중에 하나입니다. 저자는 한의사이며 뇌와 척추관절 박사이기도 합니다. 한의학 박사가 척추와 관절도 아니고 마음을 교정한다고 하니, 호기심이 당연히 발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 마음교정 내용
저자는 복잡한 세상을 잘 살아가려면 마음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자가 십수 년 전부터 뇌와 마음을 연구하고 한의학 자체도 마음의학이라는 사실을 느껴왔다고 합니다. 저자가 설명하기를 침은 12 경락이론에 근거를 두고, 침을 환자에게 놓지만 실제로는 한의사의 마음이 환자의 마음과 소통할 때 치료의 극대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한의학에선 이런 침의 느낌을 '기감( 氣 感)'이라 언급하고, 한의사와 환자가 침을 매개로 서로의 기가 소통하는 상태를 '득기(得氣 )'라고 표현한다고 합니다. 즉, 질병은 마음의 병이고, 마음이 잘못 써지면 12경락과 장부는 무질서해지고 불균형이 찾오면 그때 병이 된다고 표현합니다.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마음이 가야 할 곳에 바르게 가는 상태가 건강한 상태(p. 9)'라고 정의합니다. 그리고 '마음은 몸과 분리되지 않고 하나다'라는 신형일체사상이 있다고 언급하며 그마큼 마음상태가 몸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저자는 설명합니다. 책의 초반에 마음과 몸의 원리를 인지시켜주고, 이후에 마음교정으로 마음을 다스리고, 감정의 자유와 행복을 찾고, 마음짱이 되고 풍요로움을 느끼고, 건강을 찾을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합니다.
■ 느낀점
우선, 뇌와 척추관절 전문 한의사가 한의학을 접목해서 사람의 마음에 접근한다는 그 차제가 흥미로와서 책을 펼쳤습니다. 마음의 질서와 균형이 잡히거나 깨지는 여부에 따라 몸의 건강도 좌우된다는 걸, 알고 있는 사실지만 한의학적으로 마음치유에 면밀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한의학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요. 마음에 관해서 심리상담사, 심리학자, 혹은 정신과 전문의가 다루는 것을 보다가 한의학 박사가 마음치유, 그것도 척추와 관절을 교정하는 것을 넘어 마음을 교정한다고 하니 어떤 치유법을 언급할지 궁금했습니다. 한의학적 마음균형 치료법에는 인간의 기본감정인 칠정중 에 화냄, 기쁨, 오랜 생각, 슬픔, 두려움을 나타내는 5대 감정을 간, 심장, 비장, 폐, 신장이라는 오장에 배속하여 오행의 상행상극이론으로 감정의 균형을 잡는 치료법인 오지상승요법(p.66)과, 대화를 통해서 증상과 생각에 대해 이해해주고 지지해주며 설득이나 재교육을 통해 안정시켜서 자신을 찾도록 용기를 주는 지언고론요법(p.69)이 있습니다. 오지상승요법은 내담자의 감정에 따라 슬픔이 반영될 수 있고, 기쁨이 반영하여 감정의 균형을 잡는, 허하면 채워주고, 실하면 덜어주는 치료법(p.67)이며, 지언고론요법은 서양심리요법 중에 합리적 정서와 인지행동치료와 유사(p.69하다고 합니다. 이 책을 통해서 한방심리치료법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서 반가웠지만 기대했던 것보단 한방과 관련한 치료법이 많이 언급되지 않아서 살짝 아쉽기도 합니다. 나머지 내용은 관계심리, 인지심리, 인지행동심리 등 다양한 심리학 관련 저서에서 평소에 자주 접한 정보와 지식들로 집대성하여 '마음교정'이라는 주제에 따라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방대한 심리분야를 한 권의 책을 통해서 정리하면서 읽는 기분이 들어서, 편안하게 읽혀지는 장점도 있습니다. 여러가지 외부적인 조건과 환경에 노출되어 불균형을 몸살을 앓고 있는 마음을 직접적으로 대면하여 스스로 실천에 옮길 수 있는 방법론이 담겨져 있어서 유용한 점도 있고요. 그러나, 전적으로 한방의 측면이라기 보단, 개인적인 견해론 우리가 알고 있는 심리학적인 지식과 방식들을 한방에 함께 접목한 것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 책을 권해드리고 싶은 분들
평소에 정신과 진료나 심리상담을 받기 어려운 형편에 놓여있지만,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마음치유 혹은 교정에 의지가 있는 분들이 읽으면 도움될 듯 합니다. 왜냐면, 나도 정신과 진료를 받고 싶었지만 그럴 형편이 못되어서 심리관련 서적을 많이 봤거든요. 자주 다양하게 접하다보면 유사한 말들이 반복되는 걸 확인할 수 있는데요. 그럴 땐 너무 방대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방법적인 측면으로 접근하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심리와 마음치유 관련 정보, 지식, 생각과, 의견, 등을 한데 모아서 접해서 실천으로 옮기고 싶을 때, 읽어볼 만한 책이예요.
■ 좋은글귀
p. 16 '마음교정'이란 마음이 원래 있어야 할 곳에 갈 수 있도록 교정하여 안정되고 편안한 내부감각을 느끼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외부, 내부의 사건을 마음이 소용돌이칠 때 내적인 힘이 있는 사람은 스스로 마음을 다잡을 수 있다.
p. 18 몸은 매우 정직하다. 몸에 좋은 것을 공급해주면 몸은 평화롭고 좋은 신호로 화답한다. 그러나 몸에 좋지 않은 것이 침입하면 몸은 전쟁을 선포한다. 이것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염증반응'이다. 염증은 '면역반응'의 일종인데 음식을 먹고 소화를 시키는 과정 중 발생하는 염증부터, 감기, 당뇨, 고혈압, 비만, 암, 우울증 등에 이르기까지 질환 영역이 광범위하다.
p. 36 감정과 나를 구분 지어 분리하는 방법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 감정과 진짜 나(眞 我) 사이에 경계를 만든 후 지우개로 지우듯 마음거울을 닦아내는 방법을 계속적으로 훈련해 나간다면 과거에서 오는 나를 괴롭히는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 부정적인 경험으로 생겨난 왜곡된 신념과 감정은 어디까지나 진짜 나(眞 我) 가 아니다. 신념과 감정은 내가 창조해 낸 허상이었음을 인지하고 선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p. 58 침묵 속에 말을 아낄 수 있는 좋은 방법은 기도하고 명상하기가 있다. 기도와 명상은 남에게 말을 하는 게 아니라 신 또는 자기와 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도와 명상하기를 통해 에너지를 보존하고 뇌에 쉼을 주는 법을 터득한 사람은 에너지가 쉽게 방전되지 않는다.
p. 99 감정은 그저 감정일 뿐이다. 그것들은 내가 아니다. 그리고 그 감정은 진실도 아니다. 감정을 떠나보낼라치면 마치 내가 없어지는 줄 알고 감정 흘려보내기를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감정은 나에게서 분리될 수 있기에 존재하는 것들이다. 나는 그대로 있지만, 감정은 왔다가 사라진다.
p. 134 또 다른 행복의 열쇠는 남을 조종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된다.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남이 되어주기 바라는 것, 또는 남이 변화되어 주길 원하는 것처럼 고생스러운 길은 없다. 내 방식대로 남이 변화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이라고 봐도 무관하다. 조종은 편애나 무관심으로 욕구 충족이 방치된 어린 시절의 미완성된 욕구를 채우기 위해 고안된 일종의 자기 보호 기전이다.
p. 207 제임스 알렌의 《위대한 생각의 힘》책에는 "당신이 믿는 대로 이루어지리라"라고 쓰여져 있다. 오늘 아무리 '나쁜' 생각을 했다고 해도 미래에 대한 걱정하거나, 불안해하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하거나,불쾌한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된다. 모든 일은 최고의 결과를 낳기 위해 벌어지고 있다는 것, 모든 결과가 내가 성장하는데 필요한 자양분이 되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각만 마음에 탑재되고 믿어진다면 내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확실한 자신감이 느끼게 될 것이다.
p. 263 최적의 기능이란 감정을 느끼되 감정에 관해 생각하는 것을 마치 제 3자의 입장에서 보듯 객관적으로 동시에 마음을 관찰할 수 있는 상태다. 뇌 기능의 최적화는 궁극적으로 일의 효율성이 정상화되고 자기와 가정, 사회적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안녕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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