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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논어-공자/소준섭 옮김, 어렵지만 두고두고 읽게 될 인문고전




공자를 마주한 계기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윤리시간이었습니다. 윤리시간엔 노자 장자 맹자 공자 등 중국의 훌륭한 성인聖人들과 그들의 사상에 대해 듣고 필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암기과목으론 최고였죠. 그리고 "공자가 말씀에.."라는 운을 띄우며 공자의 명언을 날리며 허세를 부리기도 합니다. 공자가 아주 훌륭한 성인이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고 너무나 익숙한 존재라서 그의 사상과 그의 사상을 집대성한 고전을 읽어볼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그러나, 얼마전부터 고전에 흥미를 붙이면서 동서양의 기업 리더들이 하나같이 논어를 통해서 기업을 이끌어가는데 큰 힘을 얻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논어가 얼마나 대단한 고전이길래, 기업의 리더 뿐만 아니라 자신의 역량을 멋지게 발휘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쳤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내실을 다지는 것을 지향하는 사람이라 고전이 끌렸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고전은 어렵습니다. 이해하는 과정에서 고통스럽기까지합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스스로 단단해지고 있다는 것을 조금씩 체감하고 있는 중입니다. 논어를 읽을 땐 더더욱 고통스러웠습니다.  성장 중이라 믿으며 읽었습니다. 



■ 논어 내용



논어를 설명하기 전, 공자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공자는 누구나 알고 있는 인물이지만, 논어를 알면서도 논어는 무엇이며 논어는 어떻게 구성하고 있는진 정확하게 모르는 경우가 있잖아요. 저자의 말에 빌려, 논어란 "공자의 말씀과 제자들과의 변론을 모아놓은 어록체語錄體의 기록p.390"입니다. 논어는 총 20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앞서 언급한대로 공자의 말과 행동,제자들, 공자가 살았던 시대의 사람들과 오고간 대화의 기록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대화 내용은 한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글로 번역된 내용이 있습니다. 해석에 차이가 있는 부분엔 해설 내용으로 이해를 돕습니다. 중간중간 공자의 제자의 이름과, 그 시대에 공자와 마주한 인물들의 이름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논어의 전반적인 내용으로 한 인간이 태어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며, 한 인간으로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며, 학문을 할 땐 어떤 태도를 취하며, 가족과의 관계는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지, 국가와 사회를 바라볼 땐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보며,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등 어떠한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 자신과 태도, 마음가짐에 대한 고민과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요즘 시대에도 적용해도 절대 어색하지 않을 구절도 있고, 너무 보수적이기도 하고 잘못 이해하면 현시대엔 논란이 될 수도 있는 구절도 있습니다. 그만큼 시대를 넘어 똑같이 적용되는 경우도 있으나, 시대를 넘다보니 다르게 적용될 수 있는 구절도 있다는 뜻이죠. 받아들이고 받아들이지 못하곤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몫이자 선택인듯 합니다. 



■ 느낀점 



논어에 대한 느낀점을 적어라고 한다면 한마디로 "어렵다"라고 적고 싶습니다. 참 아이러니 한 것은 어렵지만 파고들게 됩니다. 그리고 이해해보려고 머릴 써보게 됩니다. 중국의 고어를 한글로 번역한 부분이 있어서 어렵기도 하지만, 아주 함축적인 공자의 말씀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의미심장하죠. 그나마 공자말씀이라며 들었던 익숙한 구절이 나오면 너무나 반갑더라구요. 그런데, 난이도를 감히 말해보자면 (몇 권 안되지만)지금껏 읽었던 고전 중에 가장 어려운 고전인 듯 합니다. 수십번 읽어봐야 할 것 같고, 마음으로 공자를 불러서 대화를 나눠보고 싶은 마음이 들정도입니다. 어떤 구절을 읽을 때면 이해가 되지 않아 책의 앞 뒤 옆을 본다든지, 혹은 눈을 감고 머리에 책을 올려 놓으면 이해되진 않을까..라는 온갖 행동을 하면서 논어와 사투를 벌였지만, 여전히 오리무중인 구절이 태반입니다. 역사적으로 훌륭한 인물들도 고전을 쉽게 이해하지 못해 평생을 들여다 봤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그 속엔  다양한 관계 속에 얽혀 살아가는 삶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에 대한 가르침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논어를 읽고 이해하기 힘든 어떤 날엔 공자가 살아가던 시대를 상상하며 공자와 제자들이 둘러 앉아 평화롭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떠올려 봤습니다. 햇빛이 내리쬐는 어느 마루에 앉아 흙냄새가 자욱한 곳에서 대화를 나누는 그들의 모습은 참 보기 좋았고, 소통이 잘되어 기운이 원활한 분위기. 공자가 제자들을 가르칠 땐 그런 분위기였을 것이라 짐작도 해봅니다. 어떤 책을 읽으면 다 읽어냈다며 통쾌한 기분이 들지만, 논어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책장을 덮는 순간, 갈길이 구만리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막막합니다. 그만큼 쉽게 머리와 마음에 들어 오지 않을 정도로 어렵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어렵게 체득할수록 가르침과 배움은 오래 남는 다는 태도와, 세상살이가 힘겨울 때면 옛 스승을 찾아가 자문을 구한다는 각오로, 두고 두고 읽어볼 생각입니다. 조금 힘겨운 도전일 수도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원서를 스스로 번역하면서 읽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거든요. 서양고전이든, 동양고전이든 번역을 하고 해석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의미와 관점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의미를 두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아닌, 스스로 의미 파악을 해보고 싶은 것이죠. 논어와 같은 고전도 마찬가집니다. 공자가 세상에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이었는지, 스스로 마주하고 싶은 의지가 샘솟습니다. 



■ 좋은글귀



p. 10  『논어論語』는 유학에서 가장 중요한 경전으로 동양 사유 체계의 토대를 조형해낸 기본서이자 모태母胎였다. 동양 사회의 형성과 사유 체계는 결코 『논어』와 분리시켜 논하기 어렵다. 그만큼 『논어』의 영향력은 그 연원이 심오하고 뿌리가 깊다. 그것은 우리 선조들이 가장 소중하게 여겨온 '마음의 양식糧食''이었고, 오늘을 사는 우리도 잠재적으로 지니고 있는 '내재화된 마음의 양식'이라 할 수 있다. 


p. 40-41 공자가 말했다."유由야! 너에게 가르쳐 주겠다.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아는 것이다."


p. 73-74 공자가 말했다."지위가 없음을 걱정하지 말고 지위에 오를 때를 걱정하며, 자신을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고 알려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p. 75 공자가 말했다. "현인을 만나면 그를 본받아야 하고, 그렇지 못한 자를 만나면 스스로 그와 같은 잘못이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


p. 98-99 안연과 계로季路가 공자를 모시고 있을 때 공자가 말했다. "어찌 각지 너희들의 뜻을 말하지 않는가?"/자로가 말했따. "마차와 옷을 친구와 함께 쓰다가 해지더라도 유감이 없고자 하옵니다."/"안연이 말했다. "저의 장점을 자랑함이 없으며, 저의 공로를 드러내지 않고자 하옵니다."/자로가 "선생님의 바라는 바는 무엇입니까?"하고 묻자, 공자가 말했다. "나이든 분들이 나로 인하여 편안하고, 벗들이 나를 신뢰할 수 있으며, 젊은이들이 나를 그리워하는 것이다."


p. 125 공자가 말했다. "묵묵히 되새기고 공부에 염증을 느끼지 않으며, 가르치는 데 게을리 하지 않는 것, 이를 행하는 데 내게 무슨 어려움이 있겠느냐?"


p. 128 공자가 말했다. "아직 마음에 정리가 되지 않았을 때 먼저 이끌어 줄 필요가 없고, 말하려 하지만 말로 표현하지 못할 때 먼저 계도할 필요가 없다. 한 쪽을 예로 들었는데, 이로써 나머지 세 쪽을 미루어 알지 못한다면 곧 다시 돌아와 원래의 길을 가야 한다."


p. 135 공자가 말했다.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 중에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으니, 그 중에 선善한 것을 찾아서 따르고, 선善하지 못한 것을 보면 거울로 삼아 내 잘못을 고쳐야 한다."


p. 157 공자가 말했다. "학문을 할 때는 스스로 충실하지 못하다고 여기며 계속 노력해야 한다."


p. 336 자장이 공자에게 인仁을 여쭙자, 공자가 말했다. "능히 다섯 가지 덕을 천하에 실행할 수 있으면 그것이 곧 인이다."/자장이 가르침을 청하니, 공자가 대답했다. "공경함(공恭), 너그러움(관寬), 믿음(신信), 성실함(민敏), 베품(혜惠)이니, 공경하면 곧 모욕을 받지 않고, 너그러우면 곧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얻게 되고, 믿으면 곧 다른 사람에 의해 곧 기용되며, 성실히 노력하면 곧 공을 세우게 되고, 베풀면 곧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게 된다."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