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따사로움 보단 차가움이 자리잡고 있고, 텅 비어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걸 좋아라 하는 편이지만, 때론 감성감성하는 따뜻한 마음이 솟구치길 바랄 때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수필, 시, 소설과 같은 문학작품과 그림, 사진 그리고 공연과 같은 예술작품과도 가까워지려고 노력중에 있어요(에세이나 소설 리뷰 서문에 늘 하는 말인듯..). 그래서 이번엔 SNS에서 핫했고 지금도 핫하고,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한 구절 한 구절 나와 인기를 얻은 하태완의 에세이 모든 순간이 너였다를 읽어봤습니다.
■ 모든 순간이 너였다 내용 및 구성
내가 될 수 있는 너, 너가 될 수 있는 나라는 존재에게 따뜻한 위로와 공감이 담긴 감성감성 에세이입니다. 총 4챕터로, 주로, 사랑과 이별에 관한 글들이 산문과 운문을 오고가며 자유분방하게 적혀져 있어서, 읽기도 편해요. 중간 중간 글과 어울리는 삽화를 보면서 감성에 젖어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습니다.
■ 느낀 점
솔직히 이 에세이가 메스컴을 한창 탈 때, 그렇게 관심을 가지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여러 지인들과 "존재 가치"에 대해서 한창 논하고 있던 시점이 있었어요. 나만큼 내 주변 사람들도 참 소중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그들에게 그들의 소중함을 이야기 하던 찰나에, 이 에세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에세이가 담은 내용은 정확하게 모르고 제목에만 꼿혔어요. 내가 나를 "너"라고 칭하며 내가 나에게 전하는 말들로 가득한 것 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모든 순간에 너는 곧 나, 모든 순간=너=나로 생각이 이어집니다. 에세이 초반에 "나는 네가 해복했으면 좋겠고, 눈물은 조금만 흘렸으면 좋겠고, 적당히 여유로웠으면 좋겠고, 행복한 사랑을 했으면 좋겠고, 더 이상 무너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지금까지의 모든 순간이 너 그자체였음을 절대 잊지 말고 살아.(p.14)"라는 구절을 읽고 한참을 들여다 봤습니다. 이 에세이의 전반은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꼭 연인과의 사랑에 한계지을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나 자신과의 사랑이 될 수 있고 타인과의 사랑이 될 수 있으며, 이웃과의 사랑도 될 수 있겠죠? 그리고 전적으로 "나"에게 초점을 맞춰서 이야기를 풀어가서, 온전히 "나"라는 존재에게 집중하게 하는 장점이 있더라고요. 사랑과 이해관계 속에서 행복, 기쁨, 슬픔, 고통 등을 경험하는 "나"만 위로해주고 공감해주는 기분이랄까요? 한번쯤은 날 위한 합리화를 허용해도 될 듯한, 그런 분위기 속에서 온전히 "나"에게 폭 빠지게 하는 에세이입니다.
■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내면적으로 "나"에게 집중하고 싶은데, 의식적인 집중이 어려운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사랑을 해도 나에게 집중하고 싶고, 사랑을 하지 않아도 나에게 집중하고 싶은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네요. 그러나 뻔한 글귀모음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겐 비추~!!
■ 책 속 글귀
p. 23 너만을 위한 사람은 분명 나타날 테니, 쓸데없는 외로움에 힘들어하며 이 사람 저 사람, 아무 사람이나 만나지마. '외로움'을 '사랑'이라 착각해서 아무에게나 마음 주지마. 너는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못해, 흘러넘치는 사람이니까.
p. 34 요즘, 이상하리만큼 많이 힘들죠? (중략) 그렇지만, 그런 지금일수록 이것 하나는 꼭 알아두었으면 해요. 당신이 지금 서글프게 울면서 무너져버린 것 같다고 해서, 앞으로의 날들에 남아 있는 행복과 기회들이 모두 사라져버린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을요.
p. 53 각박한 삶 속의 피폐해진 당신이라도 괜찮아요. 어찌 됐든, 포기않고 나름대로 잘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응원할게요. 비록 얼굴도, 나이도, 성별도 모르는 당신이지만 진심으로 응원해요. 당신을 정말 각별하게 아껴요. 그 누구보다 멋진 색깔을 가진 당신이기에, 누구보다 멋진 그림을 그려갈 수 있을 거예요. 마음이 원하는 일을 하세요. 뭘 해도 잘될 당신.
p. 90 기억해. 오늘 너의 하루는 절대 무의미하지 않았어.
p. 122 이제는 설렘보다 익숙함이 더 소중하다. 보고 싶은 영화가 생기면 당연하다는 듯 함께 보러 갈 수 있는 것. 먹고 싶은 음식이 생기면 당연히 함께 마주 보며 먹을 수 있는 것. 좋은 노래를 찾게 되면 제일 먼저 알려주고 싶은 것. 별다를 것 없는 하루와 일상을 나누더라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매일이 즐거울 수 있는 그런 소중한 익숙함 말이다.
p. 157 누군가를 사랑하고 또 누군가의 사랑이 되는 것만큼 황홀하고 기적에 가까이 닿아 있는 일은 없으니, 부디, 그 마음 그대로 간직하며 계속해서 서로의 세상이 되어주기를.
p. 179 사랑이라는게 원래, 그 온도가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하고 짐작조차 할 수 없는 거라지만, 너와 나, 우리의 사랑은 아마 영원함보다 더 넓은 의미를 가진 단어만이 형용할 수 있는 듯해. (중략) 지금의 이 행복을 잊지 않고 나는 나의 최선으로 너를 사랑할게. 약속해.
p. 197 하기 싫은 일은 억지로 하지 않아도 되고,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굳이 내 시간을 할애해가며 만날 필요 또한 없습니다. 훗날에 후회하지 않도록 사랑하는 마음은 그때그때 전하고, 그리운 사람이 있다면 그 그리움을 모두 표현해가면서 그렇게 살아가도 좋습니다.
p. 229 남들보다 뒤쳐져 있다고 해서 내 삶이 무너지는 것도 아니고, 그 사람들이 나보다 더 많은 것을 하고 있다고 해서 앞으로 내가 할 일이 사라지는 건 더더욱 아니라는 것을 꼭 알고 있어야 해요.
p. 235 그 사랑과 사람은 결코 헛된 것들이 아니었구나. 나에게 조금 더 좋은 사랑과 조금 더 멋진 사람을 만날 수 있게끔 힌트를 조금 더 아프게 준 것 뿐이었구나.
p. 251 지금, 당신이 만나고 있는 그 사람과 단지 손을 맞잡고 걸었을 뿐인데도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싱그러움을 느끼고, 자신이 로맨스 영화의 한 장면 속에 살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면, 당신은 지금 진짜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이 맞습니다.
본 포스팅은 이벤트 당첨으로 제공된 도서를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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