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5시 기상을 하면서 마음공부 관련한 원서로 번역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원래 심리와 마음에 관해서 관심이 많은 편인데, 마음공부 원서로 번역하면서 머리로만 알고 있던 심리와 마음 분야를 온전히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기도와 명상으로 영역이 확장되어 가고 있는데요. 종교라는 바운더리에 나를 가두는 걸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기도와 명상으로 나를 온전히 내려놓고 싶다는 간절함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인지, 기도와 명상 중에, 명상쪽으로 더 마음이 기울어서, 명상관련 신간도서인 김태형의 나도 선하게 명상하고 싶다를 읽어봤습니다.
■ 나도 선하게 명상하고 싶다 내용 및 구성
책 제목에서 "선한 명상"이라는 단어에 꼿히더라고요. 이 책은 1)스트레스로부터 시작된 명상 2)손아귀 속에 들어온 명상 3)명상의 실체 4)호흡의 세계 5)미지의 세상, 총 5부와 들어가는 말과 맺은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젊은 시절 방랑자의 삶을 꿈꾸었는데, 그 꿈 때문인지 직장을 여러 곳을 유랑하듯 옮겨다녔습니다. 그러다가, 목표하던 방랑자의 삶을 추구하기 위해 40대 중반에 명예퇴직을 하고, 여행와 명상을 접목시켜 세계를 유랑하기로 결심합니다. 이후에 고난과 번뇌에 맞서 살아가는 인간 본성의 근원을 알고 싶어 인생 후반부에는 전업 명상가를 자처하고 살고 있습니다. 책에선, 그가 명상가를 찾아가 호흡을 통한 명상을 배워가는 과정을, 대화체로 풀어갑니다. 명상에 대한 궁금증을 저자가 독자들을 대신하는 듯, 질문을 던지면, 전문 명상가가 이에 대한 답을 해주는 형식인데요. 명상에 대한 기본 용어가 다소 생소하지만, 명상 자체에 관심있다면 아주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 느낀 점
어린시절에는 나의 예민 레이더가 아주 둔감한 편이였지만, 청소년기에 집안의 엄청난 풍파를 겪으면서 예민 레이더가 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집안이 무너지다보니 많이 의기소침해진 것도 원인이지만, 자연이 관장하는 모든 기운에는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이 있다는 걸, 어린 나이에 일찍 알아버린 겁니다. 밝은 삶을 살다가 갑자기 어루운 삶을 살아가다보니, 아니, 완전 밑바닥으로 떨어지고 보니, 세상의 온갖 기운들이 온몸으로 느껴졌고, 심지어 무섭기가지 했습니다. 그리곤, 나도 모르게 주변 상황과 사람들의 기운을 읽기 시작했고, 그 기운을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몰라서, 심적으로 방황하는 삶을 살기도 했습니다. 지난 날의 나의 마음을 표현하자면 "피폐하다"라고 늘 말합니다. 마음이 너널너덜 찢겨진 듯한, 누구도 나를 보호하지 않는 듯 내동댕이 쳐진 듯한 삶을 살았으니까요. 하지만, 마음으로 그렇게 바닥을 기고, 긁는 동안 마음을 알고 싶어서 심리공부를 했고, 지금의 나를 만났습니다. 이 책을 읽곤, "아- 그때 내가 일찍 명상을 만났더라면"이라는 생각이 확~드는거예요. 물론, 그 당시엔 명상과 인연이 없었으니까, 지금에라도 만났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지만, 아쉬움이 올라오긴 하더라고요. 이런 아쉬움이 드는 이유 중에 하나가, 기운을 읽다보면 자칫 교만에 빠지기 쉽고, 사람들의 아쉬움을 건드려서 내 실속을 차리고 싶은 유혹에 빠져들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그런 유혹에 얼마나 휘둘리고 저울질 당한 적도 많습니다. 다행이 나에겐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어서, 내가 다져지지 않은 상태에선 실속을 격하게 차린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선하게 기운을 읽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늘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이 책의 저자도, 사회생활을 하던 중, 불합리한 상황에 부딪히곤 이를 그냥 둘 수 없어서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겪습니다. 스트레스는 자연스럽게 엄습했고, 예전에 잠시 배우다가 중단했던 명상을, 명상가를 직접 찾아가 명상에 다시 몰입하는 과정을 대화체로 풀어서, 글의 내용이 전개됩니다. 명상이라 하면 호흡을 통해 긴장을 이완하고 자기 몸을 비롯한 주변의 기운을 읽고 자신을 성찰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본질적인 목적을 뒤로 하고, 영엄한 능력을 얻고자 집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자 또한 명상 훈련을 하면서 특별한 영적인 능력에 집착하는 모습도 보이는데, 명상가는 이를 경계토록 저자에게 충고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왜 "선한 명상"이라고 제목을 붙였는지 알겠더라고요. 기운을 잘 읽다보면, 사람은 누구나 자기교만에 빠지기 쉽거든요. 명상가는 저자에게 중용을 언급합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되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채워가면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걸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책은 대화체로 진행되어서, 명상의 본질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명상에서 쓰여지는 전문 용어들이 나와서, 하나하나 개념파악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으나, 명상에 대한 호기심이 샘솟더라고요. 이 책을 통해서 한 가지 알게 된 가장 중요한 사실은 " 잘못한 일들에 대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뉘우치고, 양보하고, 화해하는 마음 그 자체가 굉장이 높은 차원의 기운이고 에너지(p. 180)"이라는 것입니다. 진실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혹은 주어진 삶을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용서하고 뉘우치고, 양보하고 화해하는 마음,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충고하는데, 이와 같은 마음이 쉽게 세워지지 못한 이유는 "높은 차원의 기운이고 에너지"이기 때문이라는 점에서, 확~ 와닿았습니다. 쉬운 것 같아도, 절대 쉽지 않는 "용서, 반성, 양보, 화해, 그리고 감사", 이와 같은 마음씀씀이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고, 이들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절대 선한 명상에 집중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옳고 그름을 귀신같이 판단하는, 지나치게 합리적인 성향을 가진 내가, 따뜻하고 선한 마음을 품는 것이 힘든이유를 알아낸 것입니다. 아주 당연한 것이라고 여긴 마음가짐이 알고보니 아주 고차원적인 수양에 해당하더라고요. 무엇보다 선한 명상에 갈증을 느낀 이유도 알겠고요. ■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욕심에 치우치지 않고 중용을 지키면서 마음을 수양하고 싶은 분들, 주체할 수 없고 감당할 수 없는 내 마음을 바로잡고 마음의 본질을 선하게 깨우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책글귀 p. 48 "명상에 임하기 전에 반드시 염두에 두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명상을 하더라도 주변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고 서로 아껴 주는 마음으로 해야 하는 거예요." p. 63 "명상의 기본 워칙은 조화와 중용입니다. 어느 한쪽이 잘된다고 그곳에만 집착해선 안 될 일이예요. 부족한 곳을 더 열심히 풀어 주셔야죠."
p. 71 "무아에 든다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겠지만 몰입하면 가능해요. 명상에 몰입하면 옆에서 무슨 일이 발생하건 아무 소리도 안들리거든요.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무릉도원에 온 것과 같은 은은한 향이 몸에서 풍기게 됩니다. 그렇게 앉았다 일어나면 5분 정도 시간이 지난 줄 알았는데, 두세 시간이 훌적 넘게 흘러가 있곤 했어요."
p. 73-74 "명상은 마음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다 되는 거예요. 안 될지도 모를거란 가정은 일절 하질 마세요. 정심으로 꾸준히 호흡에 임하면 누구나 다 기본적인 선까진 갈 수 있는 겁니다. 다만 제가 해 왔던 행동들을 반면교사로 삼아서 도를 넘어서는 행동만 피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p. 99 "(중략) 생각과 호흡의 무서움을 아셔야 합니다. 호흡이 깊어질수록 생각에 힘이 실리는 거라고요. 자신의 생각에 책임을 지겠다는 마음이 명상가가 가져야 할 기본 덕목이란 말씀이지요."
p. 100 "마음을 연다는 게 그런 겁니다. 제가 지금 드린 말씀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실천하려는 마음 자세 그 자체가 개심이고 비움인 거예요. 기존에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비우세요. 그래야 중단전이 열리면서 명상의 단계가 올라갈 수 있는 겁니다."
p. 110-111 "(중략) 그렇게 기운이 바뀌려면 먼저 자신의 엔진부터 교환해야 하는 겁니다. 기존의 엔진을 들어내야 하는 거지요. 그 들어내는 방법이 바로 개심이고 자기 없음인 거예요. 가슴속 깊숙이 겸손해지고 낮아져야만 그에 걸맞는 연료가 들어오면서 중단전도 뚫리는 거라고요.(중략)"
p. 114 "(중략) 기운은 빛으로 된 파장 에너지로 볼 수 있습니다. 호흡 속에 기운이 있고, 기운의 흐름이 파장 에너지이며, 그 파장에너지가 바로 정보 그 자체인 거지요. 우리가 호흡으로 기운을 받는 것은 결국 기운 속에 들어 있는 정보를 수신하는 거예요. 정보를 익혀서 깨달음의 길로 조금씩 나아가는 겁니다."
p. 132 "(중략) 자연과 소통하다 보면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한뙈기의 땅이라도 내가 직접 가꾸고 일구다 보면 그 당과 연결된 대자연의 심리까지 느낄 수 있게 되는 거니까요. 인간의 보살핌과 사랑을 받는 자연의 행복을 느끼면서 저도 같이 행복해지는 겁니다."
p. 141"(중략) 날 괴롭히는 현실처럼 명상하기 최적의 조건은 없는 거예요. 제가 만만치 않다고 한 건 그 벽을 뛰어넘는게 힘들단 소리인 거였죠. 명상가에게 있어 뛰어넘을 벽이 있다는 것처럼 소중한 자산은 없는 겁니다. 갈등이 없으면 발전의 동기도 생기지 않는 거니까요."
p. 160-161 "저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 지인들 마음에 대처하는 것이 어려운 거예요. 제 딴에는 영의 세계에서 읽은 소중한 정보를 토대로 금쪽같은 조언을 해 주는 건데 상대방 입장에서는 허무맹랑하게 들리는 경우가 대부분일 테니까요. 그렇지만 제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뒤늦게 알게 되죠. 그래서 이중삼중으로 고달픈 겁니다. 처음엔 정신병자 취급하는 마음 때문에 힘들고, 나중엔 경외의 눈길로 쳐다보면 마음이 부담수러운 거예요. 어떤 경우엔 돈이나 명예와도 같은 유혹의 손길이 뻗쳐 오기도 하고요."
p. 163 "(중략) 결국은 파장이에요. 우리가 명상을 배우는 목적도 호흡으로 만물의 파장을 꿰뚫어 우주 삼라만상과 하나 되는데 있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근데 온갖 잡다한 유혹들이 공부를 방해하면서 발목을 붙잡는 거예요. 그런 유혹의 파장을 초월해서 근원의 세계로 나아가야하는데 한정된 파장의 공간에 갇혀 버릴 우려가 있는 거지요."
p. 164 "물욕, 성욕, 명예욕, 권력욕 등 인간이 본능적으로 추구하는 욕심들이 다 유혹의 뿌리인 거예요. 빨리 깨닫고자 하는 욕심도 그렇고요. 특히, 어떤 능력처럼 보이는 현상에 집착하는 마음이 제일 무서운 유혹일 수 있습니다. 그런 집착하는 마음에 걸맞는 파장 에너지와 동조를 일으키면서 사람이 이상하게 변해 가는 거지요."
p. 165 "(중략) 그 감각이 전부인 것처럼 푹 빠지진 마세요. 명상의 핵심 요체는 평상심에 있습니다. 매사에 감사하고 어던 상황에서도 휘둘리지 않는 무심의 상태가 진정한 초능력인 겁니다."
p. 172 "파장으로 읽은 세계는 함부로 누설하지 않고 호흡 공부를 위해서만 화룡해야 하는 것이죠."
p. 180 "그래서 호흡을 배우는 거예요. 명상이란 게 그런 거지요. 잘못한 일들에 대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뉘우치고, 양보하고, 화해하는 마음 그 자체가 굉장이 높은 차원의 기운이고 에너지인 겁니다. 그 기운의 힘으로 콜타르처럼 엉겨 붙은 번뇌와 애증의 껍질을 녹여 버리는 거예요. 녹는 과정에서 엄청난 탁기가 풍겨 나오기도 하는 것이고요."
p. 189 "저도 무조건적인 포용을 말씀드리는 건 아닙니다. 권리를 주장할 땐 열심히 발언도 하고, 싸울 일이 생기면 최선을 다해 언쟁해야겠지요. 하지만 어떤 상황 하에서든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상대를 사랑과 연민으로 감싸 안으면서 맞대응하는 것이 중요할 겁니다. 원망하는 마음이나 독설, 폭력과 같은 모든 부정적인 에너지를 버려 내고서 말입니다."
p. 190 "(중략) 결국 명상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로군요.", "당연한 말씀입니다. 에고라는 장애물을 없애고 이렇게 공동체 생활도 해 보는 거니까요. 나라는 장애물을 비워 내는 첩경은 부대낌입니다. 내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유형의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살아 보는 것처럼 빠른 공부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p. 202 "(중략) 조금 더 성숙한 마음으로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안나 주었다면 병도 안 왔을 텐데 말이에요. 명상도 결정적 전환점을 뛰어넘었을 것이고요. 어떤 상황이 찾아와도 그 속에 빠져 허우적거리지 말았어야 했죠."
p. 216"(중략) 내 생각이 없어야 하는 거예요. 그리고 궁극적으로 자기 없음이 실현되어야 하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선 감정과 이성의 틀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것이고요. 자신을 한계로 몰아세우는 주변 환경을 감사와 축복으로 생각하고 늘 깨어 있어야 하는 거죠."
p. 217 "(중략) 명상에 들면서 엉뚱한 마음이 피어나는 건 아닌지 자꾸 점검해 봐야 하는 거예요. 호흡을 좀 잘 된다고 날 세우려는 용렬한 마음은 없는지 수시로 체크해 봐야 하는 겁니다. 때로는 주위 사람들의 소소한 언행이 나를 극단으로 몰아세울 수도 있는 거고요.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인사성 없는 분들은 활짝 웃으며 인사를 하는 것이 중요한 테스트가 될 수 있겠고, 평소 방 청소를 안 하는 분들은 주변을 정리하는 습관을 키우는 것이 절실할 수도 있는 거지요."
p. 217-218 "이쪽 공부가 원래 그런 거예요. 우선 굵직하게 모난 부분들을 망치로 쳐내고, 다음엔 조각칼로 하는 미세 공정이 들어가는 거지요. 최종적으론 사포로 곱게 갈아 내는 작업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고요. 자신의 마음을 갈고닦아 보석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수련이고 명상인 것이지요." p. 246 "현실 세상이란 게 고통스러운 면도 있겠지만 양쪽 세계 모두 동전의 양면과도 같이 소중한 것 아니겠어요? 삶의 애환이 깊어질수록 내면의 나는 더욱 단단해지는 거니까요."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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