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근깨 빼빼마른 빨강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빨강머리 앤 만화가 시작되지 전에 오프닝으로 흘러나왔던 OST. 아직까지도 빨강머리 앤이 나의 추억 속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TV 만화로는 앤이 17~18세쯤 되어 학생들을 가르치며 앙숙과도 같은 길버트와 썸을 타는 것 까진 기억나는데, 그외 후속으로 성인으로 성장하여 겪는 앤의 일대기를 담은 앤 시리즈가 출간되었다는 건, 스무살, 빨강머리 앤을 읽고 처음 알게되었습니다.
■ 스물살, 빨강머리 앤 내용 및 구성
스무살, 빨강머리 앤은 원작 <그린 게이블즈의 앤 Anne of Green Gables> 후속 편인 <에이버린의 앤 Anne of Avonlea>, <레드먼드의 앤 Anne of Island>,<윈디 윌로우즈의 앤 Anne of Windy Willows>, 그리고 <앤의 꿈의 집 Anne's House Dreams>을 바탕으로, 성장, 꿈, 사랑, 인간관계에 대한 앤의 주옥같은 말들로 구성된 책입니다. 게다가, 앤의 원작자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직접 쓴 원문 내용을 함께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 느낀 점
"~ 얼마나 낭만적이예요"라는 표현을 달고 살았던 우리들의 낭만 소녀 빨강머리 앤. TV 만화 속에서 봤던 앤의 어린 시절은 불행했고, 그러다가 마릴라 아주머니와 매튜 아저씨를 만나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고 안정을 찾아갑니다. 물론, 마릴라 아주머니는 사내 아이를 데려오길 원했는데, 여자아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아쉬움을 표현한데서, 앤 셜리가 열폭하는..ㅋㅋ 그들의 첫 만남을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앤은 진짜 추억의 만화 그 이상이었습니다. 앤의 이야기 원작이 따로 있다는 건, 내가 성인이 되어서 알았고, 원작자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라는 건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으며, 앤 이야기가 인기가 많아서 독자들의 요청으로 후속작이 출간되었다는 사실도, 이번에 제대로 알았습니다. 앤 이야기 원제는 <그린 게이블즈의 앤 Anne of Green Gables>이며, 이는 앤의 10대 시절을 담았고, 앞서 책 내용에서 설명된 후속 작들은 앤의 10대 후반에서 20대를 아우른 앤의 인생을 담았습니다. 앤은 상상력이 풍부하고, 자신의 감정에 충실했으며, 말대답을 잘하는(그래서 내가 너무나 존경했던ㅋㅋㅋ) 천진난만한 소녀였죠. 그녀도 다른 사람들과 같이, 성장하면서 상상과 현실의 괴리감을 느끼고, 많은 갈등을 겪습니다. 그럼에도, 우리의 낭만 소녀 앤은 거기에서 좌절할 사람이 아니죠. 고통스러운 삶을 아주 희망적으로 재해석하는 앤 셜리만의 주옥같은 말들이 담겨져 있어서, 다시 한번더 앤의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었어요. 공감과 위로를 넘어서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과 혜안을 느낄 수 있어서, 앤의 모든 이야기를 통째로 읽고 싶은 충동이 솟구쳐서 조망간에 꼭 읽으려고요(책읽으면서 하고 싶은거 다하려니 24시간 모자랄 정도예요. 암튼). 그리고, 영어를 좋아하고, 번역에 관심이 많은터라, 앤의 이야기를 원작자의 원문으로 짧막하게 읽어볼 수 있어서, 너무 좋고요. 우리나라 번역문과 원문을 비교해서 읽고, 원문을 기반으로 내 방식으로 번역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다만, 성장, 꿈, 사랑, 인간관계를 각 주제로 삼고, 그에 따른 말모음들이 있는데요. 본문 내용을 읽기 전에, 책 뒷면에 앤 후속작에 대한 간단한 내용이 있으니, 그 내용을 먼저 들여다 본 후에 읽을 것을 권합니다. 후속작의 내용을 잘 모르면, 잘 모르는 인물들도 나오고, 잘 몰랐던 맥락들이 나와서, 살짝 혼동되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후속작에 대한 간단 설명을 꼭 먼저 읽어보길 바라요. 물론, 앤의 후속작을 이미 아는 분들은, 무리없이 읽을 수 있어요~!!
■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앤을 통해서, 위로와 공감을 얻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특히 앤을 너무나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책 속 글귀
p. 55 "Fancies are like shadow...you can't cage them. they're such wayward, dancing things. But perphas I'll learn the secret some day if I keep on tring." "공상이란 마치 그림자 같이……. 제멋대로 춤을 추는 통에는 도무지 붙잡아 가둘 수가 없다니까. 하지만 계속 노력하면 언젠가 그 비결을 알게 되겠지."
p. 60-61 "Well, let's forget oour troubles and think of our mercies," said Anne gaily, "Mrs, Allan says that whenever we think of anything that is a trial to us we should also think of something nice that we can set over against it." "음, 우리, 고민거리는 잊어버리고 고마운 일을 떠올려보자. 앨런 부인이 말씀하시길, 괴로운 생각이 고개 들 때마다 그에 맞설 수 있게 좋은 것을 떠올리라고 하셨어."
p. 62-63 "After all," Anne had said to Mallia once, "I believe the nicest and sweetest days are not those on which anything very splendid or wonderful or exciting happens but just those that bring simple little pleausres, following one another softly, like plears slipping off a sting." 언제가 앤이 마릴라 아주머니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다. "결국 가장 즐겁고 기분 좋은 날이란 대단히 인상적이거나 경이롭거나 가슴 두근거리는 일이 벌어지는 날이 아니라, 그저 단순하고 소소한 기쁨들이 실에에서 알알이 미끄러져 나오는 진주 알처럼 살며시 연달아 다가오는 그런 날들이라 생각해요."
p. 70-71 Those who knew Anne best felt, without realizing that they felt it, that her greatest attraction was the aura of possibility surrounding her...the power of future development that was in her. She seemed to walk in an atmosphere of things about to happen. 앤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은 그녀가 뿜어내는 희망의 기운…… 그녀가 지닌 장래성과 잠재력이 그녀의 가장 큰 매력이라는 사실을 무의식중에 느꼈다. 어디든 앤이 있는 곳에선 꼭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았다.
p. 84-85 "Stop it, Pris. 'The best is yet to be.' Like the old Roman, we'll find a house or build one. On a day like this there's no such word as fail in my bright lexicon." "그만해, 프리스. '가장 좋은 것은 언제나 미래에 있다'는 말도 있잖아. 정 집을 구하지 못하면 고대 로마인터럼 우리도 집을 짓지 뭐. 오늘 같은 날 내 빛나는 사전에 실패라는 단어는 없단다."
p. 86-87 "It has been a prosy day for us," she said thoughtfully, "but to some people it has been a wonderful day. Some one has rapturously happy in it. Perhaps a great ded has been done somewhere today-or a great poem written-or a great man born. And some heart has been broken, Phil" 앤은 생각에 잠긴 채 중얼거렸다. "우리한테는 심심한 날이었지만 어떤 사람들에겐 멋진 날이었겠지. 누군가는 황홀할 정도로 행복했을 테고, 아마 어디선가는 오늘 굉장한 일이 벌어졌을 거야……. 혹은 훌륭한 시가 쓰였거나……위대한 인물이 탄생했거나. 또 누군가는 가슴이 무녀졌을 거야, 필."
p. 94-95 There are so many Bugles in the world...not many quite so far gone in Buglism as Cousin Ernestine, perhaps, but so many kill-joys, afraid to enjoy to day because of what tomorrow will bring. 세상에는 불안쟁이가 너무 많아……. 어니스틴만큼 정도가 심한 사람은 아마도 그리 많지 않겠지만,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이유로 오늘을 만끽하길 겁내며 분위기를 망치는 사람은 정말 너무나 많아.
p. 100-101 I shall never forget the thrill that went over me the day you told me you loved me. I had had such a lonely, starved heart all through my childhood. I'm just beginning to realize how starved and lonely it really was. Nobody cared anything for me or wanted to be bothered with me. I should have been miserable if it hadn't been for that strange little dream-life of mine, wherei I imagined al the friends and love I craved. 네가 날 사랑한다고 말했던 날 느꼈던 전율을 결코 잊지 못할 거야. 어릴 적에 난 내내 너무나 외로웠고 애정 결핍 상태였어. 그 시절 진정으로 내가 얼마나 정에 굶주리고 외로웠는지 이제야 막 깨닫는 중이야. 날 신경 쓰거나 나서서 보살펴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 신기하고 유치한 공상의 세계에서 그토록 갈망하던 우정과 사랑을 그리지 않았다면 난 정말 비참했을 거야.
p. 124-125 Anne was always glad in the happiness of her friends; but it is sometimes a little lonely to be surrounded everywhere by a happiness that is not your own. 앤은 친구들의 행복이 언제나 기뻤다. 그러나 주위에 온통 자기 것이 아닌 행복뿐이면 누구나 조금은 쓸쓸해지는 법니다.
p. 144-145 "It won't seem to so hard by-and-by, dear," said Anne, who always felt the pain of her friends so kneely that she could not speak easy, fluent words of comforting. Besides, she remembered how well-meant speeches had hurt her in her own sorrow and was afraid. "얼마 후면 괴로운 마음이 덜할 거예요. 레슬리." 앤은 언제나 친구의 고통을 자기 일처럼 통렬히 느끼기 때문에 위로의 말이 쉽사리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좋은 뜻으로 하는 말이라도 당사자에겐 상처가 될 수 있음을 직접 경험하고 기억하는 터라, 뭐라 위로하기조차 조심스러웠다.
p. 152-153 "I'd like to add some beauty to life," said Anne dreamingly. "I don't exactly want to make people know more...though I know that is the noblest ambition...but I'd love to make them have a pleasanter time because of me...to have some little joy or happyy thought that would never have existed if I hadn't been born." 앤은 꿈꾸듯 말했다. "나는 삶에 아름다움을 더하고 싶어. 사람들에게 지식을 더 심어주는 게 아니라……물론 그것도 가장 숭고한 포부인 걸 알지만……나로 인해 사람들이 더 즐겁게 살아간다면……내가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절대로 존재하지 못했을, 소소하지만 기쁘거나 행복한 생각을 떠올리며 살아간다면 너무나 좋을 것 같아."
p. 164-165 "All life lessons are not learned at college," she thought. "Life teaches them everywhere." 앤은 생각했다. '삶의 모든 것을 대학에서 배우는 건 아니야. 어디에서든 삶이 교훈을 주는 걸.'
p. 168-169 "Of course. Everybody has. It wouldn't do for us to have all our dreams fulfilled. We would be as good as dead if we had nothing letf to dream about." "당연하지. 다들 그렇잖아. 꿈이 전부 다 이뤄지면 오히려 좋지 않을걸? 이루고 싶은 꿈이 없는 사람은 죽은 거나 마찬가지일 테니까."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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